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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와 최윤범·영풍·MBK 분쟁, 어디까지 왔나

seetalk 2026. 7. 19. 07:00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2026년 하반기 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지분 격차는 여전히 2~3%포인트 안팎으로 팽팽하며,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계기로 양측의 법적 공방이 다시 격화되는 중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대규모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이 싸움은 단순한 지분 경쟁을 넘어 한미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이라는 국가적 이슈로 확장되고 있다.

고려아연 영풍 분쟁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왜 아직도 끝나지 않았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2024년 9월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손을 잡고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당시 두 세력은 각각 주당 83만 원, 89만 원까지 공개매수가를 끌어올리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여기에 영풍정밀 공개매수까지 더해 양측이 쓴 자금은 총 3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이 정도 규모의 실탄이 투입된 경영권 분쟁은 국내 상장사 역사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공개매수전이 끝난 뒤에도 승부는 나지 않았다.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후 전장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로 옮겨갔고, 최윤범 회장 측은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호주 자회사를 통해 상호출자 구조를 만들어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 약 29%를 제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조치의 적법성을 둘러싼 다툼이 지금까지도 분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MBK

최근 법원 판결, 무엇이 문제였나?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풍이 고려아연 박기덕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박 대표 개인에게 1억 원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 당시 호주 자회사를 동원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를,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한 주주권 침해이자 고의적 불법행위로 봤다.

이 판결이 나오자 영풍·MBK 측은 곧바로 "법원이 현 경영진의 방어 수단을 불법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이 판결이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라는 특정 사안에 국한된 것일 뿐, 이후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뤄진 영풍 의결권 제한의 적법성은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 인정받았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즉 같은 판결을 두고도 "경영권 방어 자체가 위법하다"는 해석과 "특정 시점의 개별 사안일 뿐"이라는 해석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최윤범 회장 측은 이 판결에 대해 고등법원 항소 방침도 밝힌 상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이 당장 이사회 구도를 뒤바꾸는 결정타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영풍·MBK 연합이 "합법적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명분을 하나 더 확보했다는 점에서, 장기전으로 흘러온 이 분쟁에 새로운 압박 카드가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는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이번 분쟁의 흐름을 실질적으로 바꾼 변수는 미국 정부의 등장이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아연·연은 물론 귀금속과 희소금속까지 비철금속 13종을 생산하는 통합 제련소를 짓는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추진 중이다. 13종 가운데 11종이 미국 정부가 국가경제·안보 차원에서 지정한 핵심광물(Critical Minerals)이어서, 총사업비 74억 달러 가운데 90% 이상을 미국 정부 등이 지원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가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합작법인 크루서블 조인트벤처(Crucible JV)를 상대로 약 3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최윤범 회장 측은 10%포인트 이상의 새로운 우호 지분을 확보하며, 영풍·MBK 연합과의 지분 격차를 2%포인트 이내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영풍·MBK 측은 이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만을 목적으로 한 위법한 신주 발행이라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유상증자가 최윤범 회장 측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최 회장 측이 2026년과 2027년 두 차례 주주총회를 거치며 이사회 과반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미국 정치권의 태도가 향후에도 지금처럼 우호적으로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할 변수로 남아 있다.

고려아연 미국 테네시 제련소

두 가문의 동업 관계는 왜 깨졌나?

고려아연과 영풍은 원래 50년 넘게 동업 관계를 유지해온 사이였다. 영풍이 창업주 가문으로서 대주주 지위를 갖고,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실질 경영을 맡는 구조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신사업 방향과 지배력 배분을 둘러싼 이견이 누적되면서 두 가문의 관계는 협력에서 적대적 경쟁으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여기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영풍 측과 손잡으면서 분쟁은 '가문 간 갈등'에서 '자본 대 자본'의 싸움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맞물려 대주주로서의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치권에서는 과거 에릭 스왈웰 전 하원의원이 MBK의 중국계 자본 이력을 근거로,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이 중국 측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미 국무부에 서한으로 전달한 사례도 있다. 이런 배경은 왜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한 민간 기업의 경영권 분쟁에 우호 지분 형태로 개입하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맥락이기도 하다.

최윤범 회장 측 vs 영풍·MBK 연합, 핵심 쟁점 비교

구분최윤범 회장 측영풍·MBK 연합
주요 명분 신에너지·핵심광물 사업 확장,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지배구조 정상화, 경영권 방어 수단의 위법성
최근 확보한 우군 미국 정부 참여 크루서블JV(신주 약 3조 원 배정) 서울중앙지법의 박기덕 대표 배상 판결
리스크 요인 항소심 결과, 유상증자 관련 추가 가처분 가능성 홈플러스 사태발 대주주 책임론, 자금 소진
최근 법적 대응 판결에 불복해 고등법원 즉각 항소 방침 판결을 근거로 여론전·추가 소송 확대

고려아연 경영권분쟁

이 분쟁이 투자자와 주주에게 중요한 이유는?

투자자 입장에서 이 분쟁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자본 구조와 배당 정책, 나아가 지수 편입 여부까지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최근 MSCI 지수 편출 이슈로 주가가 하루 새 4%대 하락하기도 했는데, 이는 반복되는 유상증자와 지분 구조 변화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셈법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려아연 주가는 2026년 7월 초 기준 100만 원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52주 최고가는 218만 8,000원, 최저가는 74만 5,000원으로 변동성이 매우 큰 편이다. 시가총액은 22조 원대로 코스피 상위권에 속한다. 이처럼 주가 변동 폭이 큰 것은 실적 자체보다 경영권 분쟁의 승패, 법원 판결, 유상증자 여부 같은 이벤트 리스크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이번 사태는 국내 상장사의 경영권 방어 수단, 특히 상호출자를 활용한 의결권 제한 조치가 어디까지 적법한지에 대한 판례를 남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향후 다른 기업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이번 판결과 항소심 결과가 참고 사례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 생산공장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이어지는 사업 행보

흥미로운 점은 극심한 경영권 분쟁 와중에도 고려아연이 채용과 ESG 경영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사는 2026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추가 공채를 진행하며 기술, 연구개발, 재무, 영업 등 16개 직무에서 인력을 뽑고 있고, 최근 5년간 환경투자로 1,500억 원을 집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더라도 회사의 핵심 사업과 인재 확보, 사회공헌 활동은 별도 트랙으로 계속 굴러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행보는 투자자 입장에서 두 가지로 읽힌다. 하나는 분쟁의 승패와 무관하게 본업인 비철금속 제련 사업 자체의 펀더멘털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최윤범 회장 측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지속하는 안정적인 경영진'이라는 이미지를 대내외에 지속적으로 알리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고려아연 11조 승부수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가?

단기적으로는 최윤범 회장 측이 항소심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내는지, 그리고 미국 정부 참여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완료돼 지분 구도를 확정 짓는지가 핵심 변수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넘어 사실상 장기 집권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영풍·MBK 연합은 이번 법원 판결을 지렛대 삼아 추가 소송전과 여론전을 지속할 공산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태도, 그리고 미국 정치권이 한미 핵심광물 협력을 계속 지지할지 여부가 승부를 가를 또 다른 축이 될 전망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자금력 소진과 장기전 피로도를 감안할 때 영풍·MBK 연합이 출구 전략을 고민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2024년 9월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연합해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본격화됐습니다.

Q. 현재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의 지분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2026년 7월 기준 최 회장 측이 약 39%, 영풍·MBK 측이 약 41%선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정부 참여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격차가 더 좁혀질 전망입니다.

Q.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는 분쟁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이 프로젝트를 위한 유상증자를 통해 최윤범 회장 측이 새로운 우호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경영권 분쟁의 지분 구도 자체를 바꾸는 핵심 변수가 됐습니다.

핵심 요약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2024년 공개매수전 이후에도 끝나지 않고, 최근 법원 판결과 미국 제련소 유상증자를 계기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분 격차는 여전히 근소하며, 항소심 결과와 유상증자 완료 여부가 앞으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라면 이벤트별 지분 구도 변화와 법원 판단을 함께 추적할 필요가 있다.

투자 판단은 개인의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하며,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할 뿐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